*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 심 순덕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종일 죽어라 밭에서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 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녀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줄만.
한밤중, 자다깨어 방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우시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심 순덕 시인은, 주후 1960년 강원도 평창 횡계에서 유복한 가정의 9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고, 특히 어머니의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31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리움에 사무쳐 이 시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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