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께(주후 2013년 5월 13일)
사랑하는, 어머니, 아버지,
지금까지 육신에 장애를 입은 저를 사랑과 눈물로 키워주신 은혜를 감사드립니다. 특히 할머니, 어머니께서는 다른 종교의 영향으로, 자신의 죄의 댓가로 아시고, 장애 입은 저를 슬픔과 고통 가운데 사랑으로, 그러나 아버지는 저를 강하고 당당한 남자로 키우시기를 원하셨지요. 아버지는, 상욱이가 비록 육신의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장애 입은 제가 살아가기가 몹시 힘든 현실임을 어린 저에게 인식시키시려고 부단히 애를 쓰셨고, 때론 어린 제가 감당하기 힘든 훈련을 요구하셨고, 할머니, 어머니께서는 그런 어린 내가 너무, 너무, 너무 안쓰러워, 어린 저를 감싸주시기만 하셨고, 어린 저를 옹호해 주시기만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린 동생들이 장애입은 오빠와 형 때문에 주눅들지 않도록, 제가 감당해야 할 일들까지도 어린 동생들에게 시키시면서까지 아버지께 상처입은 저를 끌어안으시며, 우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어른이 되어가는 저에게 아직도 생생하게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장애입은 아들이 세상에 낙오되는 것이 싫으셨든지, 아버지가 그리고 세상이 장애인들을 불공평하게 대우하는 것에 대해, 아버지(남편)께 또 세상에 대하여 안 좋게 보셨고, 그것이 싫어 아버지가 극구 반대하시던 저의 초등학교 입학을 할머니와 함께 무리하게 추진하셨죠.
어머니 기억하시죠!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여 중학교 생활을 막 시작하던 시절에, 그때는 뇌성마비 장애인들을 위한 수술이 전혀 불가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받으러 가는 저의 친구들을 데리고 여수와 대구로 꾸준히 다니시는 어머니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할머니,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에게 늘 상처만 받던 어린 저에게, 유일한 피난처가 되어주셨고, 아버지에게 상처받고 눌러있던 어린 저에게 할머니와 어머니는 피난처와 안식처가 되어주셨죠.
그런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저를 장애인으로 보지 말고 건강한 아이들과 똑같이 바라보라고 하시며, 그럴 때 비록 상욱이가 장애를 입었을지라도, 미래에 상욱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험한 세상에서 당당하게 살 것이라며, 어머니에게 인식시키려고 부단하게 애쓰셨죠.
그래서 저는, 어릴 때 아버지와 단 둘이 있을 때가 제일 소름끼치게 두려웠으며, 공포 그 자체여서, 아버지와 단 둘이 있기도 싫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할머니와 어머니께서는 저의 편이라시면, 아버지는 동생들 편이셨죠.
그땐, 아버지는 상한 갈대같은 저의 속에 있는 실낱같은 가능성을 보시며, 장애를 입어 그래서 늘 어른들에게 응석만 부리는 상욱이가 결코 아니라, 어떤 혹한과 비, 바람이 세차게 불어 닥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험한 세상을 넉넉히 이겨나갈 강한 사나이로 키우기로 결심하시고, 혹독하리만큼 강한 훈련을 요구하셨고, 또 그 훈련을 감당하지 못할 시에는 악마(?)로 변하여 채찍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어린 저는 솔직히 저에게 감당하기 힘든 훈련을 요구하시며, 저 또래의 건강한 아이들과 저를 비교하시는 아버지를 원수로 여겨, 빨리 돌아가시기만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땐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자녀들을 남겨두고 이 세상을 떠나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전혀 모르고 마음에 품지 말아야 할 극악한 말과 행동을. 마음에 솔직히 품었고 마음속으로 수도 없이 했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보건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예수님을 믿기 시작하면서,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말씀속에 *네 부모를 주 안에서 공경하라.*라는 말씀이 제 마음속에 들어왔으나, *이렇게 박해하는, 아버지께도 순종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늘 품고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머니, 아버지께서는 장애입은 어린 상욱이가 장애로 인해 세상에서 상처받을 때, 저 자신이 받은 상처보다 어머니, 아버지께서 받으셨던 상처와 아픔이 더 커셨었으나, 제가 낙심하지 않도록 그 상처와 아픔을 자신들 속에 다 삭이시며, 오히려 의연하셨던 어머니, 외할머니, 아버지.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른이 전혀 안 될줄 알았던 저에게도 20대, 30대, 40대를 훌쩍 넘어, 벌써 50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외할머니는 벌써 5년전 돌아가시기 전에 하나님의 특별 은혜로 예수님을 영접하시어 천국의 영원한 생명속으로 들어가셨듯이 어머니, 아버지께서도 예수님을 어머니의 구원자, 아버지의 구원자로 영접하시어, 사랑하는 어머니, 장모님께서 살아계신 천국에 가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세계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에, *사람이 태어나서 이 세상에서 70, 80을 사시다가,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예외없이 하나님 앞으로 가시어, 예수님을 믿으셨으면 천국으로, 예수님을 안 믿으셨으면 지옥으로 들어간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죽으면 그만이지, 천국, 지옥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시겠지만, 이것은, 마치 갓난아기가 어머니 모태가 편안하고 안락해 세상에 나올 생각도 안하고 계속 어머니 모태에 머물러 있겠다고 앙탈을 부린다면, 어머니, 아버지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울실까.....
그렇다고 딸 그리고 아들이 믿어, 엄마, 아빠가 영생 얻는 것도 아니요, 어머니, 아버지가 믿어, 아들 그리고 딸이 자동적으로 영생 얻는 법은 절대 하나님 앞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제가 죽어서 천국에 갔을 때, 저를 키워주신 외할머니는 천국에 계시는데,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 아버지는 지옥에 가서 말로 형언못할 고생을 하시는데 이 아들의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지 않겠습니까?
어머니, 아버지 정말로 사랑합니다. 천국에 가셔서 이 장애입은 아들이, 이 세상에서 못다한 효도 받으시며, 영생, 복락 누리시길 간절히 원합니다.
우리 하나님께서도, 잘 모르셔서 하나님을 믿지 않으시는 어머니, 아버지를 끔찍이 사랑하시며, 예수 믿는 사람들을 통해서라도 복음을 영접하여, 천국에 들어오시는 걸 간절히 원하고 계십니다.
* 주후 2013년 5월 13일 *
* 마 라 나 타 *